이재명, 윤석열정부와 ‘정면 승부’ 선언…“전국 과반 승리”

입력 2022-05-08 18:1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지사는 거대 야당을 이끌면서 윤석열정부와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 전 지사는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가 정치 일선에 나선 것은 지난 3·9 대선 이후 두 달 만이다. 이 전 지사는 당의 요청에 따라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와 함께 6·1 지방선거 총괄 상임선대위원장도 맡기로 했다.

이 전 지사는 “제가 사실 (대선에서 패배한) 죄인 아니겠느냐”며 “문밖에 나가기가 힘이 들었다”고 그간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대선 이후 현관문을 나와본 것이 오늘이 네 번째”라며 “선거운동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처음 문밖을 나갔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고생했다고 술 한잔 사준다고 해 나간 게 두 번째, 세 번째는 말하기 어려운 사유로 나갔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출마 배경에 대해 “저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저 역시 조기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기 복귀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이른바 ‘방탄 출마’이라는 비판을 ‘민주당 위기론’과 ‘책임 정치’라는 명분으로 받아친 것이다. 그가 새벽까지 직접 작성했다는 기자회견문에는 ‘책임’이라는 단어가 11차례 등장했다.

이 전 지사는 이와 관련한 국민의힘의 정치 공세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상대가 원치 않는 때와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도 하나의 중요 판단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끝없이 제기하고 있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역공을 취했다. 이 전 지사는 윤석열정부 측 인사들을 “대장동에서 해 먹고, (제주)오등봉과 부산 엘시티에서 해 먹어서 온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도둑 막아보겠다고 열심히 하다가 먼지 좀 묻었다고 나를 도둑놈으로 모는 것이 상식적인 정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기 발등에 피가 나고 있을 것이고, 자칫하면 자신이 모시는 사람에게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심판자는 선택받고 유능한 일꾼은 선택받지 못했다”며 “그러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견제와 균형, ‘잘하기 경쟁’이 가능하도록 심판자가 아닌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꾼으로 최적화된 이재명과 동료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인천=안규영 기자,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