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쐈다…핵실험으로 도발 정점찍나

입력 2022-05-08 17:35 수정 2022-05-08 17:37
북한이 동해상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1발 발사한 7일 오후 한 시민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이후 사흘 만이다.

북한은 ICBM에 이어 SLBM까지 쏘아 올리면서 무력 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7차 핵실험 강행으로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는 10일엔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과 21일엔 한·미 정상회담 등 초대형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크게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후 2시7분쯤 북한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의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L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포착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00㎞, 고도는 60여㎞로 탐지됐다. 한·미 당국은 이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이번 발사는 올해 공개된 북한의 15번째 무력 시위다.

특히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7개월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5일 열병식에서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북한이 핵무기 발사수단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 소형 핵탄두 완성을 위한 핵실험의 사전 준비 단계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단거리 미사일에 소형·경량화 핵탄두를 탑재해 한국과 일본을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ICBM이든 SLBM이든 모두 핵탄두를 탑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핵탄두 소형화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지금의 도발이 7차 핵실험으로 가는 절차의 일부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까지 진행된 1~6차 핵실험이 폭발력을 키우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 앞으로는 핵무기를 정교하게 압축해 소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홍 실장은 “ICBM이나 SLBM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거기에 탑재할 핵탄두를 완성하지 못하면 ‘미국을 강하게 위협한다’는 의미가 퇴색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4일 탄도미사일에 이어 7일 이뤄진 SLBM 발사 사실도 보도하지 않았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은 8일까지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으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관영 매체를 통해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패턴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침묵이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이 압박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침묵’을 이어가다가 극적인 시점에 미사일 발사를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을 전제하면서 “일종의 몰아치기 보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