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참전을 선언했다. 후발주자들은 선두 삼성전자를 잡기 위해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 Z폴드4에 ‘싱글 힌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폴드1부터 3까지 접히는 양쪽에 하나씩 모두 2개의 ‘듀얼 힌지’를 적용해왔다. 이를 하나로 줄이면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장점을 얻는다. 부품 수를 줄여 가격을 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Z폴드4 가격을 Z폴드3보다 낮게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폴드3 가격을 200만원으로 정해 폴더블 대중화의 문을 열었다. 다만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삼성전자는 Z폴드4의 초기 출하량을 Z폴드3의 2배 가량으로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량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격을 내리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4위인 오포는 조만간 중국 시장에서 Z플립3와 유사한 ‘클램쉘’ 디자인의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GSM아레나에서 보도했다.
차별화 지점은 가격이다. 오포는 5000위안(약 94만원)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 125만4000원인 Z플립3보다 싸다. 오포는 지난해 12월 폴더블폰 ‘파인드N’을 선보이기도 했다. 접었다 펴도 가운데 주름이 없다는 걸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동시에 가격은 Z폴드3보다 저렴한 7699위안(약 146만원)으로 책정했었다.
다른 중국 업체들도 분주하다. 비보는 지난달에 첫 번째 폴더블폰 ‘X폴드’를 공개했다. 30만번을 접었다 펴도 문제없다는 내구성 인증을 받았고, 폴더블폰 최초로 온스크린 지문인식을 탑재해 차별화를 꾀했다. 가격도 256GB 모델 기준으로 8999위안(약 174만원)에 그친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는 최근 ‘아웃폴딩’ 방식의 메이트 Xs2를 내놓았다. 구글도 빠르면 올해 말에 ‘픽셀 폴드’로 알려진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을 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잇따라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드는 셈이다.
전 세계의 폴더블폰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710만대였다. 2025년에는 276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에 연평균 성장률은 69.9%로 예상된다. 반면 일반 스마트폰의 성장률은 3.1%에 머물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입장에선 수익성 좋고 성장 가능성도 큰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충분하다.
폴더블폰 시장에 애플마저 참전하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애플은 2025년 이후에나 폴더블폰을 만들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