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인 9일에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017년 5월 10일 시작된 문 대통령의 5년간 임기는 9일 자정을 끝으로 종료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이 ‘삼의사’와 각각 임시정부 주석과 비서장, 군무부장을 지낸 이동녕, 차리석, 조정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이 있다.
참배 일정을 마친 뒤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진행한다. 연설문에는 지난 5년간의 소회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 담겼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와 ‘자부심’이 퇴임 연설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5년간 국민과 함께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원동력으로 미래로 나아가자는 제안이 담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는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을 면담한다. 할리마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7월 싱가포르 국빈방문 당시 할리마 대통령과 면담했었다.
또 마찬가지로 윤 당선인 취임식 참석차 한국을 찾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과도 접견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별인사를 전달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오후 6시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퇴근길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관저를 출발해 청와대 정문으로 나와 분수대까지 걸어 내려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마중하러 나온 시민과 지지자 등에게 별도의 인사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친문 그룹 의원도 다수 참석할 전망이다.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이 외롭지 않도록 가장 큰 박수로 보내드리고 싶다”면서 지지자들에게 문 대통령 퇴근 시간에 맞춰 청와대 앞에서 모일 것을 제안했다.
또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마지막 인사 자리에서 ‘서프라이즈(깜짝)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퇴근 뒤에는 서울 시내 모처로 자리를 옮겨 국방부 등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자정까지 군 통수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튿날인 10일 일정도 공개됐다. 윤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이미지를 게시하며 문 대통령의 시간대별 구체적인 일정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되는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향할 계획이다. 한 시간 뒤인 낮 12시 서울역 광장에 도착해 KTX를 타고 오후 2시 30분께 울산 통도사역에 내린다.
사저 도착 시각은 오후 3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내외 귀향을 이틀 앞둔 8일에도 문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인근 주민과 지지자들이 모이는 만큼 사저로 들어가기 전 마을회관 앞에서 인사말과 함께 임기를 마친 소회 등을 밝힐 예정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