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오는 10일 퇴임 이후 거주할 양산 사저 앞이 지지자들과 시위대의 발길로 벌써 북적이는 모습이다.
8일 양산시와 평산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을 비롯해 귀향을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까지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을 방문해 조용했던 마을 분위기가 깨졌다.
지난 5일과 6일에는 방문객 상당수가 양산이나 울산 등 인근 지역 거주자였다면 주말인 7일부터는 수도권 방문객들도 몰리면서 하루 300명 이상이 사저를 찾았다. 이 때문에 사저 맞은 편 1차선 도로는 공사 차량과 주민 차량, 외지인 차량 등으로 뒤엉켜 혼잡한 상황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자유대한수호연합 부울경본부 등 보수단체는 지난달 29일에 이어 지난 6일 문 대통령 양산 사저 인근에서 귀향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여적죄로 사형인데 양산아방궁이 웬 말이냐’ ‘5년간 저지른 악폐 청산한 뒤 양산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주민들은 문 대통령 내외의 귀향을 환영하면서도 혹시나 평화롭던 마을이 정치적인 공간으로 변할까 걱정하고 있다. 마을 주민 최모씨는 “골목은 좁고 못 들어가게 막히고 집회가 이어지니 걱정”이라며 “우리 동네가 얼마나 조용했는데 좀 시끄럽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립현충원과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한 뒤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한다. 이후 오후 6시 공식 업무를 마친 뒤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정문을 나와 분수대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한 뒤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임기 마지막 밤을 보낼 예정이다.
1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이용해 양산 사저로 이동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울산 통도사역에 내린 뒤 차량으로 이동해 오후 3시쯤 평산마을 마을회관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마을 회관 앞에서 임기를 마치고 온 소회 등을 밝히고 인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청와대에 현 정부의 전직 총리와 장관 등을 초청해 함께한 오찬에서 “(사저) 가까이에 있는 통도사에 가고 ‘영남 알프스’ 등산을 하고, 텃밭을 가꾸고 개·고양이·닭을 키우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