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한국 영화사 그 자체’로도 불리는 그의 장례는 영화인장(위원장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으로 치러지며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씨가 고문을 맡았다.
이날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진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 속 고인은 강렬한 붉은색 상의에 머리를 모두 뒤로 완전히 빗어 넘겨 묶은 단아한 모습이다. 흔들림 없이 앞을 바라보는 고인의 생전 눈빛이 당당하고도 강렬하게 그대로 살아 있다.
정식 조문은 이날 시작됐지만 임권택 감독 등 영화계 원로 인사를 비롯해 여러 영화인은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7일 오후부터 장례식장을 잇달아 찾았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식 조문 시작 전인 오전 9시30분쯤 다시 빈소를 찾았다.
그는 임권택 감독 부부, 배우 문소리, 연상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 ‘정이’ 제작진 등이 전날 장례식장을 찾았다면서 “너무 갑작스러운 비보라서 안타깝고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영화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로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그 뒤에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영화계와 한국 영화산업에도 크게 기여한 사람”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날 오전 10시쯤부터는 전날에도 빈소를 찾았던 배우 문소리와 봉준호 감독, 고인과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배우 예지원, 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의성, 배우 박정자 등 영화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조화를 비롯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배우 전도연, 강동원, 마동석 등이 보낸 조화 등이 자리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뇌내출혈을 진단받은 강수연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연상호 감독의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분”이라는 말처럼 고인의 발자취는 한국 영화사와 맥을 같이 해 왔다.
아래 사진은 생전 고인의 모습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