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56)에 대해 영화계와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9년 만에 스크린 복귀가 예고됐던 작품 ‘정이’(가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강수연이 오랜 공백기를 깨고 모습을 드러낼 ‘컴백작’으로 주목받았던 작품 ‘정이’는 ‘부산행’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처음 도전한 SF물이다.
지난해 11월 크랭크인해 올해 1월 촬영이 모두 끝났고, 현재 후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더는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만든 피난처 쉘터에서 내전이 일어난 22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인 정이를 뇌 복제 실험 대상으로 삼아 연합군 승리의 열쇠가 될 인간형 전투로봇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수연은 영화에서 정이의 뇌 복제와 전투력 테스트 등을 책임진 인물인 뇌 복제·인공지능(AI) 기술개발연구소의 팀장 서현 역을 맡았다. 정이 역은 배우 김현주가 맡았으며, 정이의 뇌 복제 실험을 꼭 성공시켜야 하는 연구소장 상훈 역으로는 류경수가 출연한다.
‘정이’는 고인이 2013년 개봉된 단편 ‘주리’ 이후 9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컴백작’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지난해 7월 작품이 처음 언론에 소개됐을 당시 몸매가 드러나는 파란색 반소매 원피스에 단발머리를 한 프로필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적으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이’ 제작사이자 공개 플랫폼인 넷플릭스도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님이 금일 영면하셨다”면서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고(故) 강수연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며 애도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7일 오후 3시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