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러, 우크라 의료시설 최소 200곳 공격” 비판

입력 2022-05-08 09:07 수정 2022-05-08 13:11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호스토멜의 안토노프 공항에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세계 최대의 수송기 안토노프 An-225 므리야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보건의료시설에 저지른 전쟁범죄 증거를 수집해 국제기구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보건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2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시설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은 국제인도법(전쟁 희생자 보호를 위한 국제법) 등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범죄”라며 “WHO는 그런 공격을 계속 기록하고 증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이 그런 공격 배후에 있는 범죄 의도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단지가 무차별 폭격에 부서지고 검게 그을려 폐허로 변했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보건의료시설을 비롯해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적 공격으로 전쟁범죄 논란에 휩싸였다. 러시아는 그러나 전쟁범죄 정황을 전면 부인하며 일부는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언 팀장은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공격받은 우크라이나 보건의료시설 200곳은 WHO가 확인한 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완파하거나 훼손한 보건의료시설이 400곳에 가깝다고 주장한 바 있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인근에서 친(親)러시아 반군이 탄 장갑차가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통신은 이와 관련해 WHO 회원국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WHO 지역 사무소를 폐쇄하는 등 내용을 담은 제재 결의안을 오는 10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제재안은 유럽 외교관들이 WHO 유럽 사무소에 제출했으며 터키, 프랑스, 독일 등 최소 38개국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러시아의 WHO 이사국 자격을 박탈하거나 투표권을 동결하는 등 더 강도 높은 조치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