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5대 리그 한 시즌 20호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후보 리버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62점(35경기)을 기록하며 아스날(승점 63점·34경기)에 승점 1점 뒤진 EPL 5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토트넘의 손흥민은 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커리어 최초 리그 20호골이자 EPL 통산 90호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 득점으로 EPL 득점 1위 무함마드 살라흐(22골·리버풀)와의 격차를 2골 차로 줄였다.
특히 유럽 5대 리그에서 한 시즌에 20호골을 성공한 것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1일 레스터시티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차범근의 유럽 리그 단일 시즌 최다골(17골)을 갈아 치운 바 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또다시 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킹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서 49.3%의 득표율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킹 오브 더 매치’는 EPL 각 경기를 마치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뽑는 최우수선수 격으로, 팬 투표로 선정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13차례나 ‘킹 오브 더 매치’에 뽑혀 무함마드 살라흐와 함께 리그 내 최다 선정 1위를 달렸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리버풀과 안필드에서 경기하는 건 쉽지 않다. 엄청난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후보인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왕 경쟁자인 무함마드 살라흐와 맞선 가운데 커리어 최초 20호골 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자랑스럽다”면서도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리버풀은 현재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때로 우리는 수비를 해야 하고, 그게 오늘 잘된 부분이었다”며 “그게 우리의 계획이었고,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는 나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해리 케인, 세세뇽, 자신으로 매끄럽게 이어진 골 장면에 대해선 “이런 상황에 많이 대비한다. 어디에 있어야 하고, 어디로 뛰어야 하고, 어떤 선수가 자유로울지 안다”면서 “완벽한 계획이었고, 정말 좋은 팀플레이였다”며 미소 지었다.
손흥민은 다만 “중요한 승점이지만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면서 “내가 치러 본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였다. 진이 빠졌고, 무척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리그 5위인 토트넘은 오는 13일 4위인 아스널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내 골보다 팀이 UCL에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 이기기만 한다면 제가 골을 넣지 않아도 된다”면서 다음 경기에 대해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인 데다 홈에서 치르는 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