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카카오T 등 택시 플랫폼 앱을 이용해 택시 호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 10명 중 4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택시 기사 감소와 더불어 ‘승객 골라 태우기’ 행태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8일 서울연구원의 ‘2021년 택시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10월 서울 법인 및 개인택시 승객 40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2%가 택시 앱 이용 시 배차 실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2020년 조사 당시 10.1%의 4배를 넘어선 것이다. 배차 실패 평균 횟수도 2020년 1.4회에서 2021년 2.5회로 늘었다.
코로나19로 택시 운전자 수가 줄어들어 택시 가동률이 낮아진 것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지난해 6월 기준 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2만2264명으로 전년(2만4507명)보다 9.2% 줄었다. 법인택시 운행 대수 역시 2020년 1만5397대에서 지난해 1만3883대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수요가 몰리는 심야시간대에 운행하는 택시가 줄면서 배차가 어려워졌다”면서 “장거리 손님을 태우려고 단거리 통행 호출은 받지 않는 택시 기사들의 행태도 배차 실패의 급격한 증가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기사 감소로 공급 대비 수요가 늘자 택시 기사들의 ‘골라 태우기’ 행태가 심해지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쁠 가능성이 크다. 3월 기준 법인택시 기사가 2만640명까지 줄어든 상황에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택시 수요는 더 늘었기 때문이다.
택시 운행 대수 부족으로 거리를 다니는 택시를 잡으려다 승차 거부를 당한 비율도 2020년 1.0%에서 지난해 11.8%로 급증했다.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에서는 약 70%가 택시 이용 시간이 3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택시 앱을 이용하는 비율은 57.3%로 2020년 42.4%보다 약 15% 포인트 증가했다.
서울 법인택시 종사자 5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종사자의 91.4%가 플랫폼 택시 앱을 쓴다고 답했다. 이 중 절대다수인 95.7%가 카카오T를 쓴다고 답했지만 카카오T의 이용 만족도는 주요 6개 앱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월평균 운송 수입은 169만4000원으로 여전히 저임금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