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대통령의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 행복하느냐’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힘들어서 선뜻 그렇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KTV(국민방송)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문재인의 진심’에서 ‘임기가 끝나는 시점인데 행복하시냐’는 질문을 받고 이처럼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28일 ‘미래과학자와의 대화’에서 ‘현재 대통령으로서 행복한가’를 묻는 학생의 질문에 “네 행복합니다. 제가 국민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었다.
문 대통령은 “그때는 2017년, 처음 출발할 때, 싱싱할 때”라고 말하며 웃은 뒤 “지금은 그렇게 쉽게 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여러 가지 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또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끌어낸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지금도 받고 있는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여전히 행복하다”며 “아마 그것은 퇴임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 다리에서 회동했던 때를 떠올리며 “남북 두 정상이 통역도 없이 배석자도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게 좋았다. 그 장소도 좋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휴식하면서 5분 또는 길어야 10분 정도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30분 넘게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선 “우선은 굉장히 솔직하더라”며 “자기들은 체제 안보만 보장되고 평화가 확보되면 핵을 내려놓을 수 있는데 그 진심을 어떻게 (미국이) 믿게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로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2018년 5월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 직전 상황에 내몰렸을 때 남북 정상이 즉흥적으로 만났던 일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친구 간에 휴대전화로 연락해 만나는 것처럼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게 기뻤다”며 “그때는 제가 (북미 간) 중재 노력을 진심을 다해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큐멘터리 끝에 ‘국민께 드리는 대통령의 마지막 편지’에서 “지난 5년의 시간은 가치 있는 축적의 시간이었다”며 “성취를 이룬 것이든, 부족했던 것이든 있는 그대로 전진을 위한 경험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 홀가분하게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국민들과 함께 이뤄낸 많은 일을 기억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나이 드는 아내와 함께 있었던 남쪽 시골로 돌아가 노을처럼 잘 살아보겠습니다”라며 편지를 끝맺음했다.
그 외에도 문 대통령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난 5년간 남북 관계, 외교 관계, 복지정책 등 자신이 느낀 점들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