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야” 외침에… 배달기사·시민이 잡은 사람의 정체

입력 2022-05-07 00:09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강도야, 강도 잡아주세요”

어린이날 새벽 길에서 비명이 들리자 배달기사를 비롯한 시민들이 합심해 용의자를 붙잡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5일 경기도 안산시 한 길거리에서 한 여성이 도와달라고 외치자 주변 시민들이 함께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사건은 새벽 2시 30분쯤 일어났다. 작성자 A씨는 “창밖으로 여자의 다급한 외침이 들리자 반사적으로 창문을 열고 상황을 살폈다”며 “한 남자가 도주하고 있었고 여성은 그 뒤를 쫓으면서 ‘강도야! 도와주세요. 잡아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장 근처를 지나가던 배달기사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도주하는 남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그를 잡았다고 한다.

A씨는 “남자가 몸을 반쯤 일으켜 다시 도주를 시도하자 기사분이 다시 한번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덮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가던 커플도 (이를 보고) 합세해 강도로 추정되는 남자를 함께 붙잡아줬다”고 했다.

이후 남성을 쫓아오던 여성도 남성을 붙들고 다급한 목소리로 ‘누가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창밖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는 경찰 측에 용의자와 인상착의, 흉기 소지 여부, 피해자 인상착의와 상황 등을 자세하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도착하자 그제야 여성이 안도하면서 쓰러졌다”고 했다.

끝으로 A씨는 “도주하는 용의자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제압에 나서 주신 오토바이 배달 기사님. 정말 멋졌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분들은 늘 곁에 있다”, “다들 멋지십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강도 사건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안산상록경찰서 관계자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된 것은 맞으나 조사 결과 술값 계산 오해로 인한 해프닝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가게에서 술을 마시다 짐을 둔 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고 진술했다. 업주 관계자인 피해 여성은 남성이 취한 상태로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나가자 무전취식으로 오해해 그를 뒤쫓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술값은 해결됐으며, 경찰은 남성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