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범계 “검찰개혁의 강, 역행하면 사납게 요동칠 것”

입력 2022-05-06 17:58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차에 오르기 전 손을 들어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마무리 투수’를 자임했던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6일 법무부를 떠나며 “검찰개혁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새 정부에서)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뒷걸음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검찰개혁을 강에 비유하며 새 정부에서 역행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20년 여기 마르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이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강”이라며 “검찰이 국민을 최우선으로 놓고 일한다면 검찰개혁의 강은 잔잔할 것이나 반대하면 강은 사납게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 정부 들어 개선되고 있던 검찰 조직 문화가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과거로 돌아가려는 기류를 보인다고도 말했다. 공정성과 중립성을 잃고 정치적 이해에 따라 수사하는 모습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동부지검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거론하며 “참 빠르고, 폭넓고, 일방적인 수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검찰이 현 정부를 꺼내 칼을 빼들었다는 취지다.

전임 추미애 장관 시절부터 시작된 검찰과 법무부장관의 갈등은 박 장관 임기 동안에도 반복됐다. 지난해 2월 검찰개혁 관련 질문에 “저는 법무부장관이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여당 국회의원”이라고 말해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장관직을 수행한 박 장관은 퇴임 후 국회로 돌아간다. 그는 “국회로 돌아가 못다 이룬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