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중 지하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국방당국은 김정은 정권이 그동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를 해왔으며, 이달 말까지 실험을 실시할 준비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최근 실험장 인근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는 인력과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미 당국은 북한이 실험장 지하 터널에 핵 물질을 실제로 넣어뒀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7번째가 된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마지막으로 이듬해 4월 핵실험 유예를 선언한 이후 최근 5년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CNN은 이달 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을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돌아간 직후인 2016년 9월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지난달 CNN은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풍계리에서 갱도 굴착 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018년 북한은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의 입구를 폭파했으나, 최근 입구 밑쪽으로 굴을 파 주요 갱도와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를 파괴했지만 지하 구조물 전체를 폭파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실험을 연달아 실시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에 도발적인 실험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조건 없는 대화를 할 의향이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