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삼 훔쳐놓고 오리발… 60·70대 집행유예

입력 2022-05-06 15:11

산양삼 10뿌리를 훔친 뒤 끝까지 범행을 부인한 60·7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진원두 부장판사는 6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73)와 B씨(69)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10개월을 선고하고, 각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 26일 오전 강원도 화천군 한 산양삼밭에서 A씨가 망을 보는 사이 B씨가 산양삼을 캐는 수법으로 200만원 상당의 산양삼 10뿌리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A씨는 “밭에는 갔으나 산양삼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망을 본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B씨도 “아무것도 채취하지 않았다”며 발뺌했다.

재판부는 당시 범행을 목격한 밭 주인이 ‘스탑’이라고 소리쳤고, 이후 도망치던 B씨의 손에 산양삼이 한 움큼 들려있던 것을 본 점과 도주 경로에 산양삼 10뿌리가 발견된 점을 들어 유죄라고 판단했다.

두 사람이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산양삼을 캐서 나오자. 빨리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는 내용의 대화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진 부장판사는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산양삼 10뿌리가 피해자에게 회수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