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6일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이전 문제로 임기 내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탁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에 ‘깜짝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는) 시작이 잘못됐기 때문에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전과 행사 기획 측면에서만 얘기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이전 문제가 (임기) 내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어떤 행사든 가장 중요한 건 장소와 시간과 내용이다. 첫 번째가 장소인데 그 장소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왜냐하면 당장 바이든 대통령이 국빈으로 오든 실무로 오든 만약에 공식 환영식을 해야 되면 국방부 연병장에서 해야 되는 거다. 전세계적으로 군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하는 건 아프리카 몇 나라 정도밖에 없다”고 우회 비판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집무실과 관저가 분리되어 있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관저와 집무실이 분리되는 것도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모든 시스템이 두 벌 필요하다.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대충 눙치고 사람들에게 없는 말을 하더라도 그 불편함과 부족함이 곧 본인들한테 다 닥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덕담은 없나’라는 진행자 말에는 “일을 열심히 하라”고 답했다. 이어 “일을 열심히 하면 저처럼 욕을 먹을 거고, 일을 대충하면 본인들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것”이라며 “결론은 이도 욕먹고 저도 욕먹고, 소신대로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을 위해 5년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 이건 진심이다”라고 전했다.
탁 비서관은 또 문 대통령이 퇴임일인 오는 9일 저녁 청와대를 나오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윤 당선인 측이)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선택하게끔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개방시간을 고려해) 밤 12시에 나가자 하면 그러니까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라며 “우리한테 나가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나가게끔 만들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퇴근길에 놀랄 만한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저녁 6시에 밖으로 나가면 아마도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을 테니까 대통령 마지막 퇴근길 보시겠다고 오신 분들인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악수도 나누고 인사도 하고 그러면서 걸어내려가시다가 정말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정도 한마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놀랄 만한 깜짝 이벤트가 있나’란 질문엔 “없을 리는 없다. 그날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퇴임 후 문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해서는 “진짜 문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지 않나”라며 “무슨 의미인지 다 아실 거다. 의리와 도의를 지키기 위해서 그냥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