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수연(55)이 5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 동료들과 팬들은 충격에 빠진 채 한마음으로 쾌유를 빌고 있다.
강수연의 대표작인 영화 ‘씨받이’(1987)을 함께한 임권택 감독 측 관계자는 “현재 감독님이 무슨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충격에 빠진 상태”라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혹스럽다. 강수연 배우가 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5일 뉴시스에 전했다.
강수연은 임권택 감독과 호흡을 맞춘 ‘씨받이’로 베네치아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아 한국 배우 최초의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어 두 사람이 함께한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를 통해 강수연은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월드스타’가 됐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 함께 출연했던 원로배우 한지일은 페이스북에 “하루빨리 쾌차하여 팬 곁으로 돌아오길 기도해달라”고 적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등 일부 영화인들은 이날 저녁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빈 것으로 전해졌다.
4세의 나이에 아역 배우로 데뷔한 강수연은 ‘씨받이’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 이 외에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안의 블루’(1993) 등의 영화에서 주연했다. ‘송어’(2000)로는 도쿄 국제 영화제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등을 차지했다. SBS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영화계 발전에 이바지했다. 올해는 연상호 감독의 ‘정이’로 복귀를 앞두고 있다.
강수연은 이날 오후 5시48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가 가족 신고로 출동한 소방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오전부터 두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