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이병렬 GSL ‘V4’, 잘싸운 장현우

입력 2022-05-05 19:16

‘결승 무패’ 이병렬의 결승 판짜기는 남달랐다. 데뷔 후 11년 만에 결승 무대에 처음 오른 장현우가 넘기엔 벽이 너무 높았다. 다만 장현우는 세트를 3연속으로 내준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두 세트를 따라가는 기지를 발휘하며 결승 진출자의 자격을 증명했다.

이병렬(Rogue)은 5일 서울 상암동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2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시즌1 코드S 결승전에서 장현우(Creator)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대 2로 이겼다.

GSL은 지난 2010년 출범해 올해로 13년차를 맞은 장수 e스포츠 리그다. 현재 아프리카TV가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경험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승부였다. ‘결승전의 사나이’ 이병렬은 이번 결승을 포함해 4차례 GSL 결승에 올라 모두 이겼다. 장현우는 2011년 데뷔 후 11년 만에 GSL 결승 무대에 처음 올랐으나 이병렬이라는 큰 산을 넘는 데 실패했다.


이병렬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3만 달러(약 3800만원)를 거머쥐었다. 준우승자 장현우는 1만2000달러의 상금이 수여됐다.

첫 세트에서 이병렬이 앞서갔다. 노련한 운영이 돋보였다. 전진 부화장을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지킨 이병렬은 괴멸충+여왕 조합으로 힘싸움에서 프로토스를 압도했다. 다음 세트에서 이병렬은 상대 본진 바로 앞에 부화장을 지은 뒤 가시 촉수로 상대 방어라인을 무너뜨리는 변칙 전략으로 쉽게 연승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이병렬은 3세트에서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일찍이 금광을 차지한 이병렬은 반박자 빠른 러시로 프로토스 병력 조합을 무너뜨렸다.


멘탈이 흔들릴 법하지만 장현우도 힘을 냈다. 4세트에서 힘싸움 양상이 되자 장현우는 특유의 단단한 병력 운용으로 저그의 게릴라전을 원천 봉쇄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손이 풀린 장현우가 다음 세트도 이겼다. 초반 사도 러시로 저그의 혼을 빼놓은 뒤 여유롭게 거신을 모아 상대 본진을 페허로 만들었다.


두 세트를 잇달아 내줬지만 이병렬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6세트, 난전 양상에서 자원상 우위를 끝까지 지키며 물량으로 프로토스 병력을 제압하고 챔피언에 올랐다. 장현우는 일찍이 활성화한 확장기지를 지켜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

사진=아프리카TV 제공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