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을 2년 만에 전면 재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택시 대란’이 지속되자 수송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야 운행을 부활시킨 것이다. 서울 시내버스도 오는 9일부터 88개 노선의 막차 시간을 오전 1시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다.
서울지하철, 모든 노선 오전 1시까지 연장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 시간을 오전 1시까지 연장한다고 5일 밝혔다.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우이신설선, 28일 개통 예정인 신림선 등 서울 지하철 모든 노선이 연장 운행한다. 다만 주말과 공휴일에는 심야 운행을 하지 않는다.
심야운행은 2002년 도입된 이후 2020년 4월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됐다. 이후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악화 문제 등으로 올해 2월 공식 폐지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택시 대란이 해소되지 않는 데다 심야 시간 귀가 수요가 급증하자 심야 운행 재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심야시간 대중교통 수송능력은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30% 감소했다. 시에 따르면 2019년 4월 11만2536명이었던 일일 심야시간 대중교통 수송능력은 이달 8만2034명으로 3만502명 줄었다. 심야 운행이 재개되면 하루 최대 17만명 가량의 수송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재개는 불가능하다. 지하철을 연장 운행하려면 운영기관이 근로시간 연장에 따른 노사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후 철도안전법에 따라 운송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주무관청에 신고한 뒤 국토부의 철도안전관리 계획 변경 승인 절차도 남아 있다. 통상 승인까지 2개월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시는 서울교통공사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2호선·5~8호선과 9호선·경전철은 최대한 빨리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오는 6월 중순 이전까지 연장 운행을 개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코레일과 공동으로 운행 중인 1·3·4호선은 추가적인 상호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해 오는 7월 1일 자로 심야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민 이동 수요 폭증과 그 긴급성이 중차대한 만큼 심야 연장 운행을 조속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기존의 통상적인 행정 절차 시간을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야 운행으로 뒤따를 수 있는 근로자 노동시간 증가, 정비시간 부족에 따른 안전 문제와 관련해선 시설 운영과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강남, 홍대 등 시내버스도 심야 운행 연장
시내버스도 9일부터 한시적으로 막차 시간을 늦춘다. 택시 승차난이 심한 강남, 홍대입구, 여의도, 종로2가, 신촌, 역삼, 건대입구, 영등포, 서울역, 명동, 구로역 등 서울 시내 주요 11개 거점지역을 지나는 88개 노선에 한해서다. 해당 노선의 11개 주요 지점을 통과하는 막차 시간을 오전 1시로 연장한 것이다.
오전 1시 연장 기준은 차고지 정차가 아닌 11개 주요 지점을 통과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버스 역시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연장 운행을 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막차 연장으로 심야시간대에 하루 최대 9000명 이상을 추가 수송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번 연장 운행 개시를 바탕으로 이동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시민 이용이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차량 투입 등 추가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막차 시간 등 관련 정보는 연장운행 첫날부터 버스정보안내단말기를 통해 표출된다. 서울교통정보센터 토피스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울교통포털·또타앱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최근 심야시간대 택시승차난이 벌어지자 올빼미버스 노선 확대, 택시 부제 해제, 심야 전용 택시 공급 확대 등의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 종합 대책을 통해 심야 택시 승차난 등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서울과 경기도 진입을 위한 심야 이동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인근 지자체와 논의를 통해 시계 외 결절점에 대한 방안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