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부담, 미래 불안에…아이들 20% “안 행복해요”

입력 2022-05-05 11:05 수정 2022-05-05 12:45
학교의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서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국내 학령기 아동·청소년 5명 중 1명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적이나 학업 부담 등 학업 문제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5일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이 ‘2021년 아동 권리 인식조사’에서 국내 아동·청소년 1270명에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물은 결과다.

응답한 아이들 10명 중 8명(81.4%)은 ‘행복하다’(대체로 행복 57%, 매우 행복 24.4%)고 답했다. 그러나 5명 중 1명 가까이(18.6%)는 ‘행복하지 않다’(전혀 행복하지 않다 2.8%, 별로 행복하지 않다 15.8%)고 했다.

‘행복하지 않다’는 답변을 선택한 아이들에게 따로 이유를 물었을 때 ‘학업 부담이나 성적 등 학업문제 때문’이라는 답이 3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을 꼽은 아이들도 27.5%에 달했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7.6%), ‘가정이 화목하지 않아서’(6.4%) 등 가정환경 문제가 이유인 경우가 14%로 뒤를 이었고 그 외에 ‘친구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6.4%), ‘외모나 신체적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5.9%), 기타(12.3%) 등을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응답한 아이들 상당수(64.7%)는 ‘지난 1년간 차별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지만 21.4%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어 ‘여성 또는 남성이라는 이유로’(16.3%) ‘외모 또는 신체 조건 때문에’(10.8%) ‘학업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9.9%) 차별받았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1.5%는 기타 이유를 꼽았다.

‘우리나라 아동이 폭력과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절반 가까이인 48%가 ‘그렇다’고 답했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일 어린이들이 서울 종로구 소파 방정환 선생 생가에서 천도교중앙대교당 앞마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아이들은 ‘어른의 간섭’ 때문에 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우리나라 아동이 놀 권리를 보장받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47%가 ‘어른의 간섭’을 꼽았고, 이어 ‘놀 시간의 부족’(27.4%), ‘놀 권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13%), ‘놀 공간의 부족’(6.3%), ‘놀 방법 등 정보의 부족’(4%), 기타(2.3%) 등의 순이었다.

‘아동이 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가장 먼저 지원되어야 할 것’으로는 43.9%가 ‘아동의 자유로운 선택 존중’을, 26.5%는 ‘놀 시간의 제공’을 꼽았다. ‘놀 권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14.6%), ‘놀 공간 제공’(8.2%), ‘놀 방법, 공간 등에 대한 정보 제공’(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동 권리 인식조사’는 2011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조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16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만 18세 미만의 초등학교 4학년 이상∼고등학교 3학년 이하 아동·청소년 1270명(초등학교 351명, 중학교 387명, 고등학교 332명, 학교 밖 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이뤄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