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한그릇에 1만원 넘어섰다…치솟는 물가에 한숨

입력 2022-05-04 17:10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식당에서 시민들이 냉면을 즐기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여름철 대표 음식인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섰다. 자장면도 6000원을 넘어서는 등 서민과 중산층의 외식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지역 냉면값은 1만192원으로 지난해 4월 9308원과 비교해 9.5%(884원) 올랐다. 전달과 비교해도 2.3%나 오른 가격이다. 대구 지역에서도 냉면 가격이 1만167원을 기록하며 1만원을 넘어섰다.

자장면 가격은 평균 6146원으로 1년 전 5385원과 비교해 14.1%(761원) 올랐다. 1년 전 7462원이었던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8269원으로 10.8%나 올랐다.

비빔밥은 1년 새 8846원에서 9538원으로 7.8% 올랐고, 김치찌개는 7154원으로 지난해보다 5.7%, 김밥 한 줄은 2908원으로 같은 기간 8.0% 올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5%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였는데, 이는 2008년 10월 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 회복이 이뤄지면서 수요 측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4월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4.5%로 2009년 1월 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도 3.6% 올라 10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고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대로 올라선 뒤 5개월간 3%대를 유지하다 올해 3월 4.1%로 4%를 넘어섰는데, 지난달 4%대 후반까지 뛰어올랐다. 현재 추세라면 4%대로 올라선 지 두 달 만에 5%로 뛰어오를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도 물가 상승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국의 가공식품 소비자물가는 3.4~6.8%, 외식 소비자물가는 0.6~1.2%, 배합사료 생산자물가는 5.3~10.6%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국제 밀·옥수수 가격이 10~20%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