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양극화 지속… ‘리오프닝’에 LCC 살아날 수 있을까

입력 2022-05-04 16:52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야외 활동은 늘고 해외여행 수요도 증가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항공업계는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로 철저하게 나뉘어졌다. 2분기부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바람이 불지만, LCC들은 쉽사리 날아오르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까지 몸집을 줄이며 적자를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에 매출 2조8052억원, 영업이익 7884억원을 거뒀다고 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를 찍은 지난해 4분기(7044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좋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54.75% 증가한 1조3110억원, 영업이익을 259.13% 늘어난 141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여객 수요 침체는 이어지지만, 화물운송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LCC는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1분기 매출은 1003억원, 영업손실은 692억원으로 추정된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매출 570억원, 영업손실 500억원을 받아들 것으로 관측된다. 진에어의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812억원, 영업손실 401억원이다.

항공업계에선 리오프닝을 본격화하는 2분기를 FSC와 LCC 여객사업 회복의 분기점으로 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객실적은 108만6158명, 지난달 27만378명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의 1분기 여객노선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3598억원을 기록하며 점진적 수요 회복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진정한 리오프닝을 이루려면 PCR 검사 음성확인 절차 폐지 등의 적극적인 방역규제 해제가 필요하다고 항공업계에선 주장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존에 규제를 심하게 했던 싱가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는 PCR 검사를 없앴다. 다른 나라들은 완화하는 추세”라면서 “(수요 회복의) 걸림돌인 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LCC들은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대상은 사업금 규모, 근로자 수 등을 기준으로 선정되기에 사실상 지원을 받기 어렵다. 연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여객노선이 회복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대부분 LCC 업체는 연말까지 몸집을 최소화하며 버텨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