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히어로물로 재탄생한 ‘닥터 스트레인지’…이 세계의 나는 행복한가

입력 2022-05-04 16:24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요즘 히어로 영화들이 점점 더 인간의 본성을 파고들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슈퍼히어로 중 유난히 심각한 얼굴로 등장해 온 닥터 스트레인지는 6년 만에 돌아와 불시의 일격을 가한다. 지금 이 세계의 당신은 진짜인가,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새로운 MCU의 포문을 연다. 어지러울 만큼 엄청난 다차원 우주 속에서 단 한 명으로 존재하는 아메리카 차베스(소치틀 고메즈)가 등장한다.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통제하는 능력은 부족한, 아직은 두려움을 가진 캐릭터다. 완다(엘리자베스 올슨)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차베스를 차지하려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차베스를 지키기 위해 수프림 웡(베네딕트 웡), 그리고 다른 차원에서 만난 옛 연인 크리스틴(레이첼 맥아담스)과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멀티버스를 여행하며 여러 버전의 자신을 본 닥터 스트레인지는 관객들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을 통해 마블 오리지널 드라마 최초로 골든글로브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엘리자베스 올슨은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이 된다. 완다비전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스토리에 몰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완다비전을 먼저 시청하는 게 완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호러 무비를 만들어온 샘 레이미 감독은 ‘닥터 스트레인지’에 공포 영화의 요소들을 가미했다. 좀비, 악령 등을 활용해 이전의 유쾌한 히어로물과 다른 어둡고 으스스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고민, 캐릭터의 진화에 어울리는, 웃음기를 걷어낸 진지한 분위기에 대해 평가는 갈릴 수 있다.

완다 역을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거리두기와 상영관 내 취식 금지가 해제된 이후 처음 개봉하는 마블 신작인만큼 극장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75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6년 개봉한 전편 ‘닥터 스트레인지’는 544만 명을 동원했다. 이번 영화는 전작의 개봉 당일 기준 사전예매 관람객 25만여명의 네 배에 달하는 100만여명이 예매했다.

개봉일이자 징검다리 연휴 전날인 4일 저녁 상영회차부터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등은 대부분 매진됐다. 러닝타임은 126분.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