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BTS 병역특례, 국익 위해 필요…20대가 양해해달라”

입력 2022-05-04 15:20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탄소년단(BTS)’을 콕 집어 언급하며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요원편입제도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장관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나라 대중문화예술인의 활약이 눈부시다. 대중문화예술인이 전 세계에 한류를 전파해 오늘날 우리나라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로 우뚝 서는 데 이바지했다”며 “병역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퇴임을 앞둔 황 장관이 굳이 이같이 밝힌 이유는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얻은 확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BTS)이 2일 오후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플라자에서 열린 '2021 더팩트 뮤직 어워즈(TMA)'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고 있다. 더팩트 뮤직 어워즈 제공

황 장관은 “BTS는 콘서트 1회당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를 일으키고, 해외 유수의 음악상을 석권하는 등 세계를 울리는 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BTS 일부 멤버의 입대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반대 여론이 무서워 회피하고 싶지 않았다”며 병역 문제에 민감한 20대 청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황 장관은 세계적 예술인의 활동 중단은 국가적 손실이자 전 인류의 문화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문화예술인의 국위선양 업적이 뚜렷하고 기량이 절정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요원 편입제도를 신설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요원 편입제도 신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우수한 기량을 바탕으로 국위를 선양해온 인재에게 자기 특기를 살려 국가에 더 크게 기여할 기회를 주는 제도”라며 “대중문화예술 분야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병역법이 개정되면 문체부는 관계부처와 실무협의를 거쳐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에게 예술요원으로 복무할 기회를 부여하고,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한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14일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BTS의 대체 복무 찬반을 물은 결과 찬성은 65.5%, 반대는 30.2%였다. 하지만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 세대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BTS 병역특례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문자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BTS 병역 특례와 관련해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병역특례가 축소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특례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