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尹정부, 우리 성과 부정하지만 나중엔 비교될 것”

입력 2022-05-04 14:28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위원 및 장관급 초청 오찬을 마친 후 테라스에서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다음 정부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을 하게 돼 우리 정부의 성과·실적·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정부 백서 발간을 기념해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통령 직속 국정과제위원회 인사들 초청한 오찬에서 “방대한 국정자료와 통계를 포함한 백서를 남겼기 때문에 이 자료들로 이어지는 다른 정부와 비교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대부분이 문재인정부 정책을 부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 앞서 열린 백서 전달식에 입장하며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와 많은 점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정에 대한 철학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지만, 철학이나 이념을 떠나 오로지 국민과 국익, 그리고 실용의 관점에서 우리 정부가 잘 한 부분들은 더 이어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정부가 부족했던 점들은 거울삼아서 더욱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남긴 방대한 국정기록은 기록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미래 정부에 지침이 되고 참고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역사는 기록”이라며 “지금은 국정이 항상 공개되고 언론이 취재해 모든 것이 기록될 것 같지만, 때로 언론은 편향적이기도 해서 전체 국정기록을 남기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기록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알아준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평가받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위로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그 말대로 됐다”며 “노무현정부의 성과와 업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이 평가되고 있는데 그것은 당시 국정자료와 통계자료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 지표들을 다음 정부와 비교할 때마다 노무현정부가 경제, 안보에서도 유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