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만에 4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해 ‘본머스의 기적’을 쓴 바 있는 AFC본머스가 강등 세 시즌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승격했다. 암 투병 중이던 소속 선수가 1부리그 승격 확정 경기 이전에 완치되면서 기쁨이 배가 됐다.
본머스는 4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 딘 코트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풋볼 리그 챔피언십(2부) 45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1대 0으로 이겼다.
본머스는 앞서 우승을 확정한 풀럼에 이어 리그 2위를 거머쥐어 EPL 승격에 성공했다. 본머스는 후반 교체 투입된 키퍼 무어가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3위 노팅엄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려 2위를 굳혔다. 챔피언십은 1·2위가 다음 시즌 EPL로 자동 승격, 3∼6위 팀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부 승격을 앞두고 암 투병 중이던 본머스의 데이비드 브룩스가 완치됐다는 소식도 전해져 겹경사를 맞았다. 웨일스 국가대표로서 전도유망했던 브룩스는 지난해 10월 A매치 기간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의무팀으로부터 림프계 암인 호지킨 림프종 2기 진단 소식을 접했다.
브룩스는 “치료가 성공적이었다”며 “이제 암이 완치됐다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본머스 CEO 닐 블레이크는 “환상적인 소식이다.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데이비드의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며 “그가 완전히 회복해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룩스가 웨일스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 진출에 힘을 보탤지도 주목된다. 1958년 이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웨일스는 오는 6월 우크라이나와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가레스 베일, 애런 램지, 조 앨런 등 황금세대가 노쇠화하고 있어 월드컵 한을 풀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한편 본머스는 앞서 수비수 출신 에디 하우 전 감독의 지휘 아래 125년 만의 1부리그 입성에 성공하며 ‘본머스의 기적’을 쓴 바 있다. 하우 감독은 2009년 1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뒤 바로 리그1(3부리그) 승격을 이뤘고, 2012-2013 시즌 준우승으로 챔피언십(2부리그) 승격도 이뤘다. 이후 2014-2015 챔피언십 우승을 거두며 1890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EPL에 입성했다. 하지만 2019-2020시즌 EPL 18위에 머물러 강등돼 두 시즌을 2부에서 보내야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