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보다 운’ 근대5종 승마, 장애물 경기로 대체된다

입력 2022-05-04 11:05 수정 2022-05-04 14:17
아니카 슐로이가 승마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 신화

수영, 펜싱, 승마, 육상, 사격 등 5개 종목을 진행해 순위를 가리는 올림픽 종목 근대5종에서 승마가 장애물 경기로 대체된다. 근대5종에서 승마 경기는 추첨을 통해 말을 배정하는데, 선수의 기량이 아닌 말의 상태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줘 공정성 논란을 빚어왔다.

국제근대5종연맹(UIPM)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집행위원회를 연 뒤 승마를 대체하고자 시험에 나설 종목으로 장애물 경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UIPM은 승마 대체 종목과 관련된 60가지 넘는 제안 중 두 종류의 장애물 경기를 후보로 올렸고, 오는 6월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 직후부터 시험 운영을 거쳐 추후 총회에서 최종 결정 내리겠다고 했다.

근대5종은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한 종목이다.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정식 종목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대중의 큰 관심을 끌진 못했다. 이 때문에 올림픽 퇴출 후보군에도 자주 올랐다.

그러던 근대5종이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화제가 됐다. 펜싱과 수영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 종합점수 1위를 달리고 있던 독일의 아니카 슐로이가 승마 경기에서 말이 장애물 넘기를 거부하는 바람에 0점을 받은 것이다. 슐로이는 말을 탄 채 채찍질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우승 후보였던 슐로이는 하위권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 대회 이후 승마 종목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근대5종 승마는 일반 승마와 달리 추첨으로 말을 배정한 뒤 20분 남짓 시간을 주고 경기에 출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방식이 선수 실력보다 ‘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UIPM은 지난해 11월 승마 제외를 공식화하며 대체 종목 논의를 시작했고 6개월 만에 새로운 종목이 선언됐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