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행사가 대폭 확대된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을 움츠리게 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규모 전야제, 공연, 전시회 등이 잇따른다.
4일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시민공모로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를 올해 기념행사 공식구호로 선정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위기에 빠진 인류가 5·18 당시 광주를 ‘수호’한 대동(大同) 정신으로 똘똘 뭉쳐 미래를 향해 함께 전진하자는 의미다.
광주시와 행사위는 2년여 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감안해 그동안 생략한 전야제 등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를 마스크 착용을 전제로 개최하기로 했다.
전야제는 5·16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 무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오월시민난장, 민주평화대행진, 풍물굿 등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17일 밤 금남로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윤석열 신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참석하는 첫 국가기념일 행사가 될 국가보훈처 주관 기념식은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월 유공자와 유족, 각계 대표, 시민,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다.
기념식순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논란이 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포함됐다.
제42주년 기념행사는 5·18 헌법 전문수록과 미완의 진상규명 등 5월 현안에 대한 전반적 메시지를 담는다. 5·18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10대~20대를 위한 오월 댄스 컨테스트 등도 개최해 젊은 세대들의 참여도 적극 유도하게 된다.
그날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는 문화·학술 행사는 이달말까지 다채롭게 이어진다.
오월문학제 걸개 시화전에 내걸린 작품들은 지난 1일부터 5·18민주묘지에서 국내외 참배객들을 맞고 있다. 오월의 노래 상설 음악제도 5·18민주광장에서 이달말까지 열려 42년 전 민주화를 외치다 산화한 열사들을 기린다.
5·18 희생자 가족의 트라우마를 기록한 ‘김은주 작가 사진전’, 5·18관련 노래를 묶어 소개하는 ’전진하는 오월, 5·18 역사기록 작품·창작물을 선보이는 ‘호명 5·18 거리미술전’, 일본 아사히 신문 미공개 5·28 기록물 특별전시 등의 기념행사도 곁들여진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은 14∼15일 창작뮤지컬 ‘광주’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시립교향악단정기연주회, 행사위
공모로 선정된 광주 5·18청소년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 등도 펼쳐진다.
학술행사도 풍성하게 열린다. 2022 광주민주포럼(18∼21일), 전남대 개교 70주년기념학술대회(27일)에서는국내외 민주인권평화 전문가와 시민, 학생등이 참여해 5·18정신을 학술적으로 논의한다.
제42주년 5·18 행사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위주 기념행사가 2년간 이어져 아쉬웠지만 올해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금남로에서 많은 시민들이 5·18의 상징인 주먹밥을 나눠먹고 공연과 전시 행사에 동참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