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8개동 전체를 철거한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
정몽규 HDC회장은 4일 오전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주예정자의 요구에 따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입주예정자와 보상 여부를 놓고 얘기해왔는데 사고가 난 201동 외에 나머지 계약자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계약자와의 합의가 무한정 지연될 수 있고 또 회사의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것이 저희가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보고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입주 지연에 따른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1755억원을 계상했고, 200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며 “지연비용과 입주예정자 주거지원비, 앞으로 협상해 나가면서 합의해 가는 금액이 그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는 전체 철거 및 재시공 기간을 70개월로 예상한다.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건설본부장은 “주변 민원 등 절차가 오래 걸릴 것 같아서 70개월 내외로 준공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객과 국민 여러분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화정 아이파크는 1, 2단지로 나뉘어 있으며 당초 총 8개동 847가구(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가 올해 11월 30일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방침에 따라 입주가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9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을 찾아 입주 예정자와 만난 자리에서 “장관으로 취임하면 업무로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직접 현장을 다녀왔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들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