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트럼프의 셀프 칭찬 인터뷰, 결국 文 칭찬한 것”

입력 2022-05-04 10:03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줄리언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패배를 회고하며 “내가 대선에 져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행복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매우 훌륭한 인터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49번째 글을 게재한 뒤 최근 미국 언론에 보도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기사 제목만 봐서는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에 한미 공조에 구멍이 생겼다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로 읽혀 빛의 속도로 기사를 훑어 내려갔으나, 기사의 후반부로 갈수록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자신의 패배해 행복했을 것이라고 했고, 그 이유로 자신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주한 미군을 위한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의 5배로 올리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지만 문 대통령은 계속 안 된다고 버텼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홍보해 준 모양새가 돼 버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해당 인터뷰 내용을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거의 틀을 많이 벗어났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참 많이 버텼다. 제가 버틴 것이 다른 나라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짧은 일화이지만 각자의 국익에 대한 각각의 진심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국익 차원에서 과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익 관점에서 방어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7차례 걸쳐 진행된 제11차 SMA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을 위한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의 5배 이상인 50억 달러(약 6조원)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당시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텼고 ▲2020년(동결·1조389억원) ▲2021년(13.9% 인상·1조1833억원) ▲2022년(5.4% 인상·전년도 국방비증가율 적용) 등을 골자로 하는 2025년까지의 6년 다년 협상 체결을 맺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