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국무총리가 되면 책임총리로서 확고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이틀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신 있는 총리 후보자면, 영혼 없는 공무원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책임총리를 (하겠다고) 이야기하라”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한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선 “저는 한 번도 제가 책임총리라는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말했고”라고 발언하면서 설전이 벌어진 바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앞선 설전과 관련해 “내 권한을 너무 국민들 앞에서 자랑하는 건 과도하다. ‘겉으로는 겸손하고 속으로는 강인한 사람이 되자’는 게 내 모토”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헌법상의 국무위원 후보자 제청권만 제대로 행사해도 책임총리”라며 “책임총리가 다른 게 아니라 헌법에 주어진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이에 “헌법에 주어진 모든 권한과 책임을 다 이행하겠다. 제청권과 해임 건의도 다 문서로써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휩싸인 장관 후보자들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사전 검증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 후보자는 특히 자녀의 의대 편입학 특혜 논란을 일으킨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제청과 관련해 “상세한 검증에는 사실 현실적인 제약이 조금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디민 한 후보자는 ‘정 후보자에 대해서 지명철회를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데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청문회가 끝나면 그 결과와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것과 관련해선 “최대한 중요한 부분에 대해 검증하지만, 미세하고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나 언론의 검증을 통해 드러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언론과 인사청문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1기 내각 인선이 '서울대·영남·남성'에 치우쳤고, 30대 장관이 나오지 않았다는 남 의원의 지적에는 “(30대 장관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러나 부처의 업무를 감당해야 할 장관의 자질과 능력을 봤을 때 저희가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공직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을 오간 자신의 이력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입법부가 정한 규제 내에서 자기가 가진 것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한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오랫동안 숱하게 연구했겠지만, 좀 더 시간을 갖고 이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정부가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했던 것 같다. 윤 당선인도 그런 생각을 가졌겠지만, 행정부가 출범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무실 이전 공약을 정확히 검토할) 시간도 부족했다”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