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尹대통령 취임식 때 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보낸다

입력 2022-05-03 16:40
지난 2018년 3월 중국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된 왕치산이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오는 10일 열리는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 국가주석 측근인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이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로 부총리급 인사를 보내왔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격을 높인 축하 사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이른바 ‘오른팔’로 평가받는 인사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주석의 집권 초기에 권력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던 반부패 사정 운동을 이끌며 시 주석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왕 부주석의 파견과 관련해 한·미 정상회담이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역대 가장 빠른 시점인 취임 11일 만에 개최되기로 확정되는 등 한·미 밀착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 주석과 가까운 왕 부주석은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새 정부에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는 류옌둥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을,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는 탕자쉬안 중국 외무담당 국무위원을 각각 보냈다.

미국에서는 외교안보 분야가 아닌 부처의 장관급 인사와 의회 인사 등이 취임식에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조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할 전망이다.

일본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대표로 파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각국의 동의를 얻은 뒤 5일쯤 취임식 참석 외교사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먼저 순방하는 것에 대해 “순방 순서 측면에서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60년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동아시아에서 한국을 먼저 방문한 적이 없었다. 북한 문제에 더 집중한다는 취지의 동아시아 정책 변화의 신호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분명히 한국·일본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순방 순서 측면에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취임 후 첫 동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2일 한국을 방문한 뒤 22∼24일 일본을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한·미 관계에 더욱 무게를 싣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백악관은 한·일본 모두 중요한 동맹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한국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가 참여하는 반중 연합체)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사키 대변인은 “쿼드는 쿼드로 유지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한국과 관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