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카풀·육아 등 시간 주고받는 ‘시간은행’ 도입

입력 2022-05-03 14:53

서울시가 자신의 시간을 써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행 사업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9일부터 4개 거점 지역(국민대·정릉,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타임뱅크하우스, 서울시청)에서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간은행에서는 미국 영국 호주 등 40여개국에서 운영되는 타임뱅크 방식을 차용했다. 타임뱅크는 다른 회원에게 도움을 제공하면 활동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하고, 적립된 시간화폐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시는 시범사업에 앞서 3개 유형(기관자원연계형·생활권기반형·문제제해결형)을 기반으로 6개 운영모델을 도입했다. 기관자원연계형은 대학연계모델과 공간연계모델로, 생활권기반형은 지역거점모델과 직장기반모델로, 문제해결형은 노노케어모델과 아이돌봄모델로 구성됐다. 시는 이를 기반으로 시범사업 거점 4곳을 선정했다.


우선 국민대·정릉 지점은 국민대 학생과 정릉동 일대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대학연계모델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노인들이 어려워하는 디지털기기 활용법 등을 알려주고, 주민들에게 자취방 정리정돈, 밑반찬 나눔 등을 도움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도봉구 방학2동에 있는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지점은 공간 특성을 활용한 공간연계모델로 운영된다. 시는 해당 지점을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이용하는 세대통합형 구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6월 중 서대문구 홍은동 포방터시장 내에 문을 열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노인 인구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활동을 중심으로 고립된 관계망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할 방침이다.

서울시청 지점은 직장 기반으로 동료 간 기존 신뢰 관계에 기반해 아이돌봄 활동이나 카풀, 물품 대여, 멘토링 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시범사업 효과를 분석·검증하고 2023년까지 서울시간은행 사업을 모든 지역·영역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당근마켓 같은 편의성을 갖춘 전용 온라인 플랫폼도 런칭할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개개인의 고립과 외로움 해소와 함께 현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서도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모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시간은행이 참여확대와 신뢰회복으로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상생도시 서울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들과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