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1억 헬스 사용권에 “반납 안 돼…공직가면 사용 안 해”

입력 2022-05-03 14:28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한국무역협회장 재임 당시 받은 1억원 상당의 호텔 피트니스 평생 무료 이용권에 대해 “양도도 안 되고 팔 수도 없고 반납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2차 인사청문회에서 ‘무역협회가 제공한 호텔 헬스 이용권은 한 후보자 본인이 취득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밝혔다.

한 후보자는 “모든 결정은 헬스를 가진 쪽에서 하는 것”이라며 “공직에 있는 동안 이용을 안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격에 나섰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가 가진 파르나스 호텔 피트니스 평생 무료 이용권은 실거래가가 1억원 상당이고 연 800만원의 회비가 필요한 카드”라며 “GS가 파르나스 호텔의 지분 70%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2012년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취임했고 2015년 퇴직한 뒤 현재까지 해당 호텔 피트니스 이용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연회비와 GS가 보유한 지분을 따지면 GS가 매해 한 후보자에게 수백만원을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공직에 있는 동안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공직을 마치면 계속 사용한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형법상 사후수뢰죄라는 것이 있다. 재직 중 부정행위를 한 데 대해 퇴직 후 수뢰하는 것”이라며 “퇴직 이후 GS로부터 매년 800만원 이상의 재산을 받으면 남들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연간 몇백만원의 이익을 얻는다는 계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 건강 유지권은 저만 주는 게 아니라 무역협회장을 한 모든 분에게 다 드리는 것이고, 헬스조직이 결정하는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재산으로 올리느냐”고 반박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피트니스 회원권을 반납하겠다는 말을 왜 하지 않느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기존 무역협회장들에게도 다 주어지는 건데 이걸 던져버리면 다른 분들은 뇌물을 받은 거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다.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