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 중인 상황과 관련해 “(론스타 측 미국 변호사를 도운) 한국의 로펌은 비난받고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누군가 그런 기능을 하는 사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에 6조원을 국제투자분쟁(ISDS)을 통해 내놓으라고 하는 소송을 미국의 변호사가 하고 있다”며 “초기에 미국 변호사의 요청을 받아 우리나라의 모 로펌에서 아마 도와준 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의 이런 답변은 자신이 고문으로 몸담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국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과 관련해 해외 기업에 법률 자문한 것을 민주당 의원이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이 일본의 전범기업을 대리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외국 기업을 대리하고, 폭스바겐 배기가스 불법조작사건이나 BMW 화재사건을 대리했다’는 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지적에는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사회적 사건에 대해 모르셨던 게 당당하신가”라고 따져 묻자 한 후보자는 “평소 신문에는 어느 로펌이나 변호사가 대리하는지의 정보가 안 나온다”며 “로펌이라는 곳은 모든 구성원이 (해당 로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알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과 김앤장 등을 오간 자신의 이력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에 대해선 “입법부가 정한 규제 내에서 자기가 가진 것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충돌과 관련해 법적으로 위반 소지만 없다면 공적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한 후보자는 앞서 2002년 11월과 2017년 12월 두 차례 김앤장에 고문으로 취업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 근무할 당시 20억원에 이르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며 전관예우 특혜 의혹과 이해충돌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