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단체가 훼손한 맥아더 동상, 보수비만 1000만원

입력 2022-05-03 09:57 수정 2022-05-03 14:12
맥아더 동상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낙서를 하고 있는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A씨. 평화협정운동본부 페이스북 캡처

반미 성향 단체가 붉은색 래커로 훼손한 맥아더 장군 동상의 보수비가 1000만원 넘게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A씨(60)가 칠한 래커를 지우고 시설물 보수를 위해 특수업체 의뢰가 필요하다. 인천시는 보수 예산에 1000만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구 예산으로 배정된 보훈시설 유지비는 300만원에 불과해 추가 편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 측은 동상을 훼손한 단체 회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맥아더 동상 인근 벽에 낙서를 하고 있는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A씨. 평화협정운동본부 페이스북 캡처

2018년에도 불에 탄 맥아더 동상 돌탑 흔적을 지우는 데 구 예산 300만원가량이 들어 평화협정운동본부에서 손해배상을 했었다.

월미공원 내 맥아더 동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7년 9월 세워졌다.

전반적인 시설 관리는 공원을 관할하는 중구가 맡고, 동상 소유권은 맥아더 장군 가족이 보유하고 있다.

맥아더 장군의 동상은 국내 이념 갈등으로 인해 여러 차례 수난을 겪어왔다.

지난달 28일 평화협정운동본부 소속 A씨는 맥아더 동상에 빨간색 래커로 낙서를 하고 인근에 있는 전쟁 공적비를 정과 망치로 쪼아 훼손했다.

A씨는 동상 위에 올라가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미군을 몰아내자. 우리는 전쟁 연습을 반대한다” 등의 구호도 외쳤다.

A씨는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평화협정운동본부가 지난 2018년 맥아더 동상 화형식을 열고 있는 모습. 뉴시스

2018년에는 A씨가 소속된 단체의 상임대표인 60대 목사 B씨가 맥아더 장군 동상 인근에서 화형식을 한다며 불을 지르고 불법집회를 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B씨는 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동상 훼손과 화형식이 여러 시민이 이용하는 자유공원에서 잇따라 발생한 만큼 추가적인 안전 관리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CCTV 관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리체계를 더 보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