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최강욱 ‘짤짤이’ 농담, 여성 보좌진이 오해”

입력 2022-05-03 08:50 수정 2022-05-03 10:32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사진)과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 연합뉴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당내 화상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두고 “남자들끼리 하는 농담”이라고 두둔했다.

김씨는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 의원의 성희롱 의혹 기사를 봤다며 “이건 여성분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짤짤이’라고 말한 것을, 여성 보좌진들이 ‘성적 행위’ 단어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앞서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 및 의원실 보좌진들과 화상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남성 동료 의원이 웹캠을 켜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뜻하는 은어인 “○○○를 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동료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고 있으니까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던 것”이라며 “의원은 ‘짤짤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다른 의미로 알아듣고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짤짤이는 동전으로 홀짝 게임을 맞추는 거다. 짤짤이를 하면 손에 든 걸 맞추지 못하게 손을 감춘다”며 “학교 수업시간에 몰래 남학생들이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손안에 뭐가 든 지 모르게 감춘다는 게 핵심이다. 제가 볼 때는 화상 회의인데 화면에 안 보이니까 ‘감췄냐’ ‘몸을 숨겼냐’라는 뜻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자들끼리 하는 가벼운 농담이다. 잘못 들은 거 같다. 남자들은 단박에 알아듣는다. 이 단어를 모르거나 잘못 들은 거 같다”며 “일종의 해프닝이다. 최초 기사를 보니 엉터리더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방송인 김어준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반면,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의 ‘앙증맞다’ 발언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두 사람의 성별이 바뀌었다면, 배 의원이 성희롱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을 거라고까지 했다.

김씨는 “여야가 첨예하게 격돌하는 본회의장에서 온갖 격한 말들과 멱살잡이부터 날아 차기까지 웬만한 장면들은 다 봤지만 국회의장의 신체를 앙증맞은 몸이라 조롱하는 건 처음 본다”며 “상대(국회의장)가 여성 의장이었고, 배 의원이 남성 의원이었다면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 신체적 특징을 희화화하여 모욕을 주었다며 성인지 감수성, 성희롱 같은 단어들로 도배된 기사들이 쏟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표현 하나로 배 의원의 정치 생명은 끝이 났을 거다. 배 의원이 여성이라서 그래도 되나? 안 된다”며 “이런 표현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표현을 한 의원은 윤리위원회에 회부됐을 것이다. 제명될 정도의 사안이라고 본다”며 “여성 의원이라 괜찮으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강행 처리되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단상에 올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 의원은 박 의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게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인가”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배 의원은 국회의장에게 차별적 발언과 인격 모독을 서슴지 않았다. 당선인의 입이라는 대변인의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 언사는 우리 의회와 의원 전체의 자격을 의심케 하고 존재 의의를 부정했다”며 “국민의힘이 저지른 국회선진화법 파괴 행위와 국회의장 회의장 진입 방해와 배 의원의 언동을 묵과할 수 없다. 징계안 상정 등 적법한 후속 조치를 밟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