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학생들의 거센 반발 등 논란이 불거지자 행사 하루 전 결국 특강을 취소했다.
경상대는 2일 담화문을 내고 ‘개척자의 길’ 초청 강연회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강연자로 예정됐던 이 행사는 대학 측이 학생들의 진로 설계 도움을 위해 마련한 명사 초청 특강이다.
경상대는 “현재 국회 교섭단체로 등록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표 초청특강을 요청했으며, 일정상 국민의힘 당 대표의 특강이 먼저 결정됐다”며 “지역에서 직접 만나기 어려운 정치인의 특강을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해 지역과 대학이 함께 주요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특정 정당 대표의 특강이 예상치 않은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부득이하게 특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상대는 “어떤 정치적 의도 없이 우리 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해 추진한 특강”이라며 “더이상 그 순수성을 오해하거나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8일 경상대는 이 대표 초청 행사 개최 소식을 학교 공지사항에 안내했다. 공지 직후 일부 학생들이 이에 거세게 반발하며 강연 취소를 요구했다.
일부 학생들은 ‘이준석의 학내 초청 강연을 강력히 규탄하는 재학생 연합’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대자보와 보도자료 등을 내며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이 대표는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 절차 중에 있고,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한 잇따른 막말과 혐오감 조장으로 지금도 이 대표를 규탄하는 각종 집회와 시위가 열리고 있다”며 “그간의 정치 행보 역시 차별과 혐오로 국민을 분열시켜 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6·1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윤리적,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정치인의 초청 강연을 진행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대학 측에 묻기도 했다.
이들은 대학 측이 특강 취소를 결정하기 전인 2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경상대 가좌캠퍼스 정문 등에서 오프라인 서명도 진행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