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도 다 알아요…나 어떻게 대하는지” 어른에 전하는 아이들 이야기

입력 2022-05-03 00:05 수정 2022-05-03 00:05

“어려도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다 알아요. 아무렇게 대하지 말아주세요.”(박예슬 어린이)
“어린이도 이름이 따로 있어요. ‘야’라고 하지 마세요.”(하연+도경 어린이)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공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나채영 어린이)

아이들은 평소 어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가장 하고 싶었을까.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오는 5일 100번째를 맞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어린이들이 직접 적은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들’을 수집했다.

지난 3월 전국의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그룹홈에 있는 7세에서 13세 미만 어린이 401명에게서 받은 문장은 모두 913개. 이 중 내부 논의와 투표를 거쳐 선정된 30개의 문장은 아이들이 직접 쓴 ‘어린이날 선언문’이 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선정한 어린이날 선언문에 담긴 키워드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내가 하는 공부는 스스로 결정해서 하고 싶어요”(김브이 어린이), “어린애는 행동이 느리니 기다려주세요”(정지민 어린이), “때리는 걸 사랑의 매라고 하지 말아주세요”(김규나 어린이) 등처럼 아이들의 메시지에는 어른들을 향한 조용하지만 간곡한 부탁이 담겨 있었다.

신지호 어린이가 작성한 선언문.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아동학대나 체벌, 차별 등을 하지 말아줄 것을, 무시보다는 존중하고 배려해주길 바라는 마음들은 어린이 선언문의 주요 키워드였다. 평화를 원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 달라”며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놀이시간과 즐거운 공간, 부모님과의 시간 등을 원하는 순수한 마음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이들이 쓴 문장에 어른이 화답하는 의미로 각각의 일러스트를 붙였다. 도서 ‘어린이라는 세계’의 일러스트로 주목받은 작가 임진아, 드라마 ‘며느라기’의 원작자인 작가 수신지,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해’를 펴낸 화가이자 작가 노석미, 시사주간지 일러스트레이터인 이강훈, ‘식물생활’ 웹툰의 안난초, 게임그래픽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인 최진영 등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어른 30명이 참여했다.

아이들의 선언문과 일러스트는 모두 2일부터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www.sc.or.kr/childrensday)를 통해 공개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돔 야외공간에서는 오는 7일까지, 4일부터 12일까지는 서울 XXPRESS 팝업스토어에서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쓴 '어른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와 그에 맞춰 어른이 그린 일러스트.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이와 함께 어린이날 당일인 5일부터 7일까지 2022국제어린이마라톤이 열리는 전국 9곳(서울 부천 대전 전주 나주 대구 울산 부산 김해)의 오프라인 부스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