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자수 전 기자회견 하려 했다”…‘그알’ PD의 뒷얘기

입력 2022-05-02 16:14 수정 2022-05-02 16:38
피의자 이은해씨와 공범 조현수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계곡에서 남편 윤모씨를 살해 의혹을 받는 이은해(31)씨가 자수하기 전 자신의 입장 표명을 위해 기자회견을 계획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은 지난 29일 ‘계곡 살인’ 의혹 사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녀의 마지막 시나리오, 이은해·조현수, 775일간의 추적’편을 담당했던 문치영 PD가 출연했다. 문 PD는 “이씨에게 ‘자수 플랜’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제작진도 놀랐다”고 말했다.

문 PD는 “이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내일 6시에 자수 할테니 그때까지만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도주하는 상황에서도 언론 등을 통해 경찰 조사 진행상황을 촉각을 곤두세우고 보고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 PD는 또 “이씨가 특정 날짜 6시에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이씨가 ‘기자들을 불러 입장을 피력한 뒤 바로 경찰에 자수 하겠다’는 말을 (주변 사람에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문 PD는 “이씨가 자수하려는 순간에도 뭔가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했던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씨의 지인이 “이씨가 자수 플랜이 있다고 했다”는 증언을 했었다.

문 PD는 이씨와 윤씨의 관계에 대해 “남편 윤씨가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세뇌 당해 잘못됐다는 것을 모르게 된다. 하지만 윤씨는 지금 상황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윤씨가 그걸 알면서도 (상황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지검은 이씨와 공범 조현수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A씨 등 조력자 2명을 지난 30일 구속했다.

A씨는 이씨 등과 도피 계획을 세우고 오피스텔을 빌려 이씨 등을 숨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구속기간 만료 시한은 오는 5일까지다. 막바지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는 인천지검은 이번주 중 구속된 이씨와 조씨를 기소할 계획이다.

이씨 등은 2019년 6월 30일 경기 가평군 계곡에서 윤씨를 계곡물에 스스로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숨지게 한 혐의(부작위에 의한 살인)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윤씨가 물에 스스로 뛰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이 이씨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