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5살 때 잃어버린 딸이냐”…35년 만에 모녀 상봉

입력 2022-05-02 14:49 수정 2022-05-02 15:04
35년 전 실종됐던 셋째 딸이 2일 경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부산진경찰서 제공

35년 전 헤어져 생사조차 알지 못했던 모녀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상봉했다. 5살 나이에 실종돼 형제의 존재를 정확히 몰랐던 딸은 어머니와 상봉하면서 언니 2명과 남동생도 함께 만나게 됐다.

2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딸 김모(41)씨와 전남 순천시에 사는 어머니 윤모(73)씨가 이날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35년 만에 만났다.

김씨는 5살이던 1987년 어머니와 집을 나섰다가 전북 전주시의 한 거리에서 길을 잃어 부모와 생이별하게 됐다.

당시 가족들은 동사무소(주민센터)에 실종 신고를 하고 지역 고아원을 찾아 헤매는 등 김씨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찾을 길이 없었다고 한다.

길에서 발견된 김씨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부모 이름과 남동생이 있었다는 정도였다. 이마저도 아버지 이름은 잘못 알고 있었고 언니의 존재도 기억하지 못했다.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다 보니 다른 이름을 하고 실제 나이보다 2살 어리게 살아왔다.

4년 전쯤 부산으로 온 김씨는 올해 2월 1일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로 장기 실종 가족이 만났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부산진경찰서를 찾아 실종된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뒤 실종팀에 유전자를 등록했다.

사건을 맡은 부산진경찰서 실종팀 김동희 경장은 각종 자료를 검토하고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윤씨로 추정되는 556명을 찾아낸 데 이어 탐문 수사 끝에 김씨의 어머니를 찾아낼 수 있었다.

유전자 일치 통보를 받은 경찰은 이들 모녀의 상봉을 주선했다.

김씨의 언니는 “가족들과 동생을 찾아 나섰던 기억이 난다”며 “경찰관 덕분에 기적과 같이 동생을 다시 만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