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꽃의 시인’ 김춘수가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잉여인간’의 작가 손창섭도 1922년생이다.
2001년부터 해마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학인을 조명해온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1922년생 작가 중 김춘수 손창섭 김구용 김차영 선우휘 여석기 유정 정병욱 정한숙 9명을 선정해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주제는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으로 정했다. 피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난 1922년생 작가들은 아홉 살에 만주사변을 겪었고, 23세에 해방을 맞았다. 이후 한국전쟁을 겪게 된다. 이들은 모든 것이 허물어진 폐허를 체험했던 ‘폐허의 청년들’이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살아있음의 의미를 묻는 ‘존재에의 탐색’에 몰두했다.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기획위원장)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선우휘 손창섭 작가는 작품을 통해 폐허를 잘 드러낸 작가들이며, 김구용 김춘수 시인은 존재를 탐색한 이들”이라며 “삶이나 이력이 아닌 작품으로만 평가해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정모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9명의 문학인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문학인에게도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번 문학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념문학제는 오는 12∼13일 양일간 진행된다.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개최되는 심포지엄에서는 김 교수의 총론을 시작으로 문학평론가들이 1922년생 작가들에 대한 글을 발표한다. 13일 열리는 ‘문학의 밤’은 민구 김현 권민경 등 젊은 작가들이 선배들의 작품을 낭독하고 느낀 점을 독자와 소통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기념문학제 외에도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전’을 비롯해 ‘백영 정병욱 탄생 100주년 기념강연’ ‘탄생 100주년 시인 기념 학술대회’ ‘김춘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콘서트’ 등 탄생 100주년 문인 관련 행사들이 계속 이어진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