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女의원 구둣발로 짓밟아”… 박병석 “명백한 허위”

입력 2022-05-02 06:32 수정 2022-05-02 10:03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하던 중 뒤돌아서서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국회 자살행위를 방조했다며 항의하는 뜻으로 의장에 대한 인사를 거부했다. 연합뉴스

“국회의장이 농성 중이던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을 구둣발로 짓밟았다.”(국민의힘)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법적 책임 묻겠다.”(박병석 국회의장 측)

국민의힘이 1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을 비판하면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거론하며 ‘구둣발’이란 표현까지 쓰자 박 의장 측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배포한 ‘검수완박 법안 공포를 위하여 문재인 대통령마저 편법과 꼼수를 동원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의 전날 본회의 통과 과정을 언급하며 박 의장을 비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박 의장은 어제 본회의 개최 전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농성 중이던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차고 짓밟으면서까지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폭거를 자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한민국의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조종을 고했다”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의장 측은 이를 접한 뒤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면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박 원내대변인 논평이 허위라고 밝히면서 2일 박 원내대변인과 국민의힘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장 측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본회의에서 박 의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다.

박 의장이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에워싸인 채 본회의장에 한동안 입장하지 못하던 상황이었음이 명백한 데도 국민의힘이 구둣발을 언급하며 허위 사실을 퍼뜨려 국회의장과 국회를 모욕했다는 입장이다. 전날 검수완박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여야 간 극한 대립에 박 의장까지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는 모양새다.

박 의장은 전날 오후 4시9분쯤 의장실을 포위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뚫고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실 직원들과 국민의힘 의원 간 충돌이 일어났다. 국민의힘은 의장실 바로 앞줄에 앉았던 여성 의원들이 의장실 직원들에게 밟혀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