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왕좌를 둔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정규리그 1위’ 서울 SK와 ‘디펜딩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1-2022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선승제의 우승 경쟁에 돌입한다.
SK는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24승 30패 8위에 그쳤던 SK는 전희철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들어선 올 시즌 40승 14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SK는 두 차례(1999-2000, 2017-2018 시즌) 우승 경험을 했지만, 당시 정규리그에서는 2위를 하며 통합우승은 하지 못했다.
SK는 경기당 평균 팀 득점 1위(85.7점), 팀 실점 4위(79.1점)를 기록하며 공수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기당 리바운드 42.3개, 속공 6.9개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리바운드 이후 속공을 주무기로 활용했다.
이에 맞서는 KGC는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KGC는 지난해 KBL 역사상 최초로 플레이오프(PO) 10전 전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KGC는 32승 22패, 정규리그 3위로 SK에 비해 수치상 약세지만, 상대전적은 5승 1패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한 차례 패배도 1점 차 승부였을 정도로 SK를 괴롭혔다. SK의 정규리그 15연승을 막은 것도 KGC였다.
KGC는 양희종, 문성곤 등이 수비에서 활약하며 SK의 강점인 속공을 무력화시켰다. 이번 시즌 경기당 속공 4.3개(6위)인 KGC는 SK를 만나면 6.33개로 늘어났다. SK전 득점도 89.5점으로 시즌 평균(83.4점)보다 높았다.
‘천적’급 활약을 펼친 데는 KGC의 외국인선수 오마리 스펠맨의 공이 크다. 스펠맨은 5번의 SK전에서 평균 21.2점, 11.4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 20.2점 10.3리바운드보다 더 높은 수치다.
다만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 상황이 다르다. SK전에서 활약한 스펠맨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다. 스펠맨은 리그 막판 무릎 부상 이후 포스트시즌에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두 번째 옵션인 노장 대릴 먼로가 국내 선수들과 함께 투혼을 벌이며 챔프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김승기 KGC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라며 “스펠맨은 상황을 본 뒤 출전 시간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체력도 SK에 유리한 상황이다. SK는 4강 PO에 직행한 뒤 오리온에 3연승하며 지난달 24일 챔프전에 일찌감치 안착했다. 반면 KGC는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PO를 거친 뒤, 수원 KT와의 4강전에서 4경기를 치러 지난달 27일에 챔프전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열린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KGC 오세근은 “6강 PO와 4강 PO를 치르며 체력 소모가 컸다”며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모든 걸 쏟아부으려고 한다.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