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IT 기기 수요가 늘어났으나, 같은 이유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양날의 검’이 되는 모양새다.
1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9% 감소했다. 애플을 제외하면 모든 업체의 출하량이 감소했다.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1.2% 감소하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샤오미(17.8%), 오포(26.8%), 비보(27.7%) 등 주요 중국업체들은 두자릿수 이상 줄었다. 2위 애플만 유일하게 출하량이 2.2% 증가했다.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하이 등이 봉쇄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IDC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공급망 관리를 다른 업체들보다 잘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의 수요는 줄고 생산 상황은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쿡 CEO는 2분기 40억~80억 달러 규모의 생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비수기, 국제정세 불안정 등으로 수요가 위축됐다. 2분기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태블릿PC 시장도 공급 부족으로 시장이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1분기 태블릿PC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애애플, 삼성전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점유율 증가에도 출하량이 감소했다. SA는 “지난 3분기동안 공급 부족에도 태블릿PC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 등은 공급망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부터는 공급 뿐만 아니라 수요에서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리오프닝이 이뤄지면서 IT기기 수요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또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감소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