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선 600억원대 횡령 사건 이외에도 최근 5년간 15건의 횡령·유용 사고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점검하기는커녕 은행 본점의 횡령 사고마저 뒤늦게 파악한 것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금전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횡령·유용 사고액은 2016년 13억1000만원(6건), 2017년 2000만원(2건), 2019년 5억8000만원(2건), 2020년 4억2000만원(3건), 2021년 4억원(2건)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횡령 사고를 계기로 은행권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은행 이외 은행에서도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은행권 횡령·유용 사고액은 모두 67억6000만원(16건)이었다.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2004~2019년 우리은행 외부 회계감사를 맡았던 안진 회계법인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 기간 안진 회계법인은 우리은행 내부회계관리 문제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적정’ 감사 의견을 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지난 4월 29일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회계법인이 외부 감사를 하면서 왜 이런 것(횡령 사고)을 놓쳤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