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아시아 클럽 축구 왕좌 자리에 도전했던 K리그1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CL)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울산이 16강에 합류하지 못한 건 5년 만에 처음이다. 대구 FC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울산은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의 술탄 이브라함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경기에서 1대 2로 패했다. 울산은 이날 패배로 조 3위(3승 1무 2패, 승점 10점)로 추락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울산이 16강에 오르지 못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조호르에 2차례 모두 패한 것이 탈락의 원인이 됐다. 조호르는 홈 경기 이점을 살려 울산을 제압했다.
울산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 골을 내줬다. 레안드로 벨라스퀘스의 왼발 프리킥이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혔다. 울산은 골을 내준 지 1분 만에 아마노 준이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울산은 후반 종료 직전 박용우의 자책골로 패배를 안았다. 골키퍼 조현우의 펀칭이 멀리 가지 못했고, 이어진 조호르의 크로스가 박용우의 발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으로 향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이번 탈락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패배에서도 분명히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본다.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선 이런 상황들을 이겨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면서 “이것을 좋은 계기로 삼아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 선수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구는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구는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2대 1 승리를 거뒀다. 대구는 이날 승리로 4승 1무 1패 승점 13점을 기록하며 우라와레즈(일본)과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 조 1위로 16강 티켓을 확보했다.
대구는 전반 26분 라이언 시티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9분 이근호가 동점 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대구는 후반 36분 제카의 패널티킥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대구는 폭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가 1시간 이후 재개되는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알렉산더 가마 대구 감독은 “미친 경기였다. 우리는 오늘 경기를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경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 우리가 이겼고 16강에 진출했다”고 기뻐했다.
K리그2 팀 최초로 ACL에 나섰던 전남 드래곤즈도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전남은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겨 조 3위에 그쳤다. 전경준 전남 감독은 “크고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 결과를 내지 못한 건 전적으로 감독인 제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