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낮 전북 군산 미룡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전교생과 모든 선생님이 모인 가운데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꿈나무 어린이들의 학력 신장 및 기름진 삶을 위한 도서 기증식.’
기업간거래(B2B) 오픈마켓 플랫폼 ‘도매꾹’을 운영하는 지앤지커머스 모영일(56) 책임대표가 이날 학생들에게 860권(1100만원 상당)의 책을 선물했다.
미룡초등학교는 도심 학교이지만 학생 수가 98명 뿐인 작은 학교. 이날 서울에서 날아온 푸짐한 선물 보따리에 웃음꽃이 피었다.
모 대표는 “미룡 학생들이 책 속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며 좋은 비전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고향 후배들이 어릴 적 책을 많이 읽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좋은 선물을 받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고마움에 이어 작은 놀라움이 전해진 것은 모 대표가 간단한 인사말을 마치고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는다며 마이크를 건넨 이후였다.
“아저씨,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뭐예요?”를 시작으로 “왜 도매기업을 시작했어요?” “성공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사업을 잘 하는 방법은요?” “어렵거나 후회하는 일은요?”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할 수 있나요?”….
서너 명이면 될 줄 알았던 질문 사례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0명 넘게 이어졌다. 특히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분야가 다양하고 수준 또한 대단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어릴 적부터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다”고 답한 모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답을 맺었다.
“놀랐습니다. 아이들의 질문 수준이 웬만한 대학생만큼 높네요.”
행사 뒤 교장실에서 박영표 교장을 비롯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눈 모 대표는 “학생들 덕분에 오늘 저도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답례했다.
박 교장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큰 선물을 주고 귀한 시간까지 내주어 무척 감사하다”며 “아이들이 좋은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원 출신인 모 대표는 전북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몸담았다가 창업해 국내 온라인 도매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도매꾹’을 운영하고 있다. 도매꾹 입점 상품 종류만 850만가지, 하루에 거래되는 상품 개수만 50만개가 넘는다. 중국 옌지와 베트남 하노이에도 진출해 있다.
바쁜 경영 일선에서도 자신의 분야를 특화한 ‘나는 G마켓 옥션에서도 팔고 이베이에서도 판다’를 비롯 9권의 책을 펴냈다.
글·사진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