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강행 처리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박 의장이 검수완박 정국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이 처리된 뒤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단상에 올랐다. 통상 발언 전 진행하는 의장에게 인사를 하는 게 관례이지만, 배 의원은 이를 생략했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이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 저는 국민의 뜻에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민주당 주장 쪽으로 기울면서 검찰청법 개정안이 강행 처리됐다는 주장이다.
배 의원은 박 의장이 본회의 시작 전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면담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저희가 ‘제발 멈추라’고 했는데도 (박 의장이)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고 구둣발로 여성들을 걷어차며 국회의장석으로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장을 향해 삿대질하며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 역대 최다급 해외 순방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 속에 의전 차 타고 2년간 누리는 것이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이냐”며 “박 의장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실에 항의 방문하는 과정에서 국회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넘어지면서 몸을 밟혔고, 구급차와 구조대가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갔다’는 배 의원의 발언은 이 점을 언급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양 의원의 상태에 대해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정확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의장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성 의원 일부가 다쳤다고 말했다”며 “진상을 조사하고,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배 의원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측의 반박이 이어졌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단상 위에 올라 “국회의장 배석 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고 있다”며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