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애 평생 키울 뻔”… 산후조리원 ‘아찔’ 실수

입력 2022-04-30 09:14 수정 2022-04-30 18:41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쌍둥이 아기가 다른 아기와 바뀔 뻔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산후조리원은 “아기가 바뀐 것 같다”는 산모의 항의에 “설마 그렇겠냐”고 부인하다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조리원에서 저희 쌍둥이가 바뀌어서 나왔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A씨는 “2.5㎏ 쌍둥이를 건강하게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다. 산후조리원에서 2주를 지내다가 오늘 아침 퇴소했다”며 사연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택시를 불러 지하 1층에 있게 하고 아기를 받아 안아서 택시에 탑승한 순간, 아이 얼굴을 보니 이상하다 싶었다. 원래 없던 이마 주름이 보여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하다 싶어 겉싸개에 싸인 아이 얼굴을 꺼내봤는데, 저희 아기가 아닌 것 같았다”며 “다 꺼내서 보니 확실히 저희 아이가 아니고, 며칠 전 새로 들어온 아기였다. 신생아실에서 우리 쌍둥이랑 울음소리와 체격이 비슷해서 눈여겨보던, 며칠 전에 새로 들어온 아기였다”고 했다.

A씨는 산후조리원 측에 “이건 아니다. 미쳤다. 우리 쌍둥이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당황하면서 “아니에요. 잘 봐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 쌍둥이 맞아요”라며 부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곧 산후조리원 측에서는 “실수로 다른 아기를 싸준 게 맞다”고 인정했다. 쌍둥이 중 둘째는 신생아실에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게 말이 되느냐. 그냥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될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쌍둥이 얼굴이 너무 비슷하고 둘 다 헷갈릴까 봐 하나하나 신경 쓰고 조심스러웠는데”라며 “21세기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세상에 어떤 조리원에서 이런 식으로 대처하냐”고 분노했다.

그는 또 “발찌(이름표) 떼지 말라고 하고 싶었는데 어머님 모셔다드리고 오는 사이에 이미 가위로 싹둑 잘라 버렸다”며 “내가 분명 아이 확인 후 신생아실에 보내고 싶다고 미리 몇 번이고 신신당부했는데 확인도 전에 이미 잘라버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모르는 아이를 평생 우리 집에서 키울 뻔했다”며 “그 아이 엄마도 얼마나 충격이 클까”라며 충격받은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이런 실수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이 정도면 매뉴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글에 “조리원에서 아이 바뀌는 만화 보고 억지라고 여겼는데 현실로 일어났다” “실화면 조리원 문 닫게 만들어줘야 한다”며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